격투 중 떨어진 경찰 권총 빼앗아 방아쇠 당긴 강도범

대낮 공터에서 추격해 온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던 강도범이 바닥에 떨어진 경찰의 실탄 권총을 빼앗아 경찰관을 향해 직접 방아쇠를 당겼던 아찔한 사건이 뒤늦게 전해졌다. 다행히 권총의 안전장치 덕분에 총알이 발사되지 않아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및 특수강도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4월 대낮 울산 남구의 한 공터에서 벌어졌다. 자신을 쫓아온 경찰관 B순경에게 뒤에서 붙잡힌 A씨는 체포를 피하기 위해 바닥을 구르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격투 도중 B순경의 조끼에 결착돼 있던 권총집 고정장치가 파손되며 소지하고 있던 권총이 바닥으로 튕겨져 나갔다. 체포될 경우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재빨리 떨어진 권총을 낚아챘고, 불과 3m 거리에 서 있던 B순경을 정조준한 뒤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관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나, 권총에 장착되어 있던 오발 방지 안전장치가 정상 작동하면서 기적적으로 총알은 격발되지 않았다.
B순경은 총알이 발사되지 않은 틈을 타 즉시 A씨를 덮쳐 넘어뜨린 뒤 권총을 쥔 손목을 꺾으며 필사적인 제압에 나섰다. A씨는 총을 놓지 않고 끈질기게 저항을 이어갔지만, 약 10분 뒤 현장에 지원 출동한 다른 경찰관들이 합세하면서 마침내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B순경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가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발단은 전날 저지른 강도 범행 때문이었다. A씨는 한 여성이 차량 운전석에 타자마자 조수석 문을 열고 강제로 탑승해 흉기로 위협한 뒤 인적이 드문 숙박업소 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이어 피해 여성의 손과 발을 결박하려 했으나, 여성이 차량 경적을 울리고 비명을 지르며 결사적으로 저항하자 얼굴을 마구 폭행한 뒤 도주했다.
경찰은 수배 차량 검색 시스템(WASS)을 통해 A씨의 도주 차량을 추적했고, 순찰 중 이를 포착한 B순경이 끝까지 뒤쫓아 격투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강도상해, 성범죄, 도로교통법 위반 등 다수의 전과가 있었으며, 도박 범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누범기간 중 강력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자칫 현장 경찰관이 고귀한 생명을 잃을 뻔했다”며 “법정에 이르러서도 ‘자살하려고 권총을 집어 들었다’는 등 전혀 납득하기 어려운 궤변을 늘어놓으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다수의 강력범죄 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출소 직후 또다시 범행해 준법의식이 극히 미약한 만큼 사회로부터의 장기간 격리와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