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대신 감옥 간 소아마비 청년 인생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의 안타까운 근황
이춘재 대신 감옥 간 소아마비 청년 인생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의 안타까운 근황

드라마 ‘허수아비’ 흥행 속… 이춘재에 인생 빼앗긴 피해자의 40억 배상금 잔혹사
최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 ‘허수아비’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면서, 과거 진범 대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실제 피해자 윤성여 씨의 사연이 다시금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범죄의 잔혹함보다 공권력에 의해 평범한 이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TV판 살인의 추억’이라는 호평 속에 과거의 비극이 재조명되는 모양새다.
비극의 시작은 1988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이춘재 8차 사건’이었다. 당시 경찰은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했던 윤 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뒤, 잠을 재우지 않고 고문과 강압 수사를 이어가며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씨는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다고 울부짖었지만 법원은 이를 외면했고,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에야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영원히 묻힐 뻔했던 진실은 2019년 진범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30여 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윤 씨는 즉각 재심을 청구해 2020년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법원은 구금 일수를 계산한 형사보상금 25억 1,000만 원과 국가의 불법 수사 책임을 인정한 위자료를 합산해, 총 4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윤 씨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드라마의 제목인 ‘허수아비’는 당시 경찰들이 범인을 압박하기 위해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는 문구를 논밭 허수아비에 써 붙여두었던 실제 일화에서 착안한 것이다. 40억 원이라는 거액의 배상금조차 빼앗긴 20년의 세월과 처참히 파괴된 삶을 온전히 보상할 수는 없다. 드라마의 흥행은 자극적인 수사극을 넘어, 공권력의 폭력이 남긴 얼룩진 역사와 억울한 희생자를 향한 우리 사회의 뼈아픈 반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